절제 운동
한국 기독교 절제운동 연구 (1884-1939년을 중심으로)
서울 신학대학교 대학원 교회사 전공 박사과정 장 금현
한국 기독교 절제운동 연구 (1884-1939년을 중심으로)
본 논문은 한국 기독교 절제운동을 세계적인 절제운동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 절제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여자절제회(The World Woman's Christian Temperance Union, 이하 WWCTU)
와의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1874년 미국에서 세워진 WCTU(The Woman's Christian Temperance Union, 이하 WCTU)는
절제운동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1891년
WWCTU(The World Woman's Christian Temperance Union)를 창립하였다.
WWCTU는 각국에 절제운동을 소개하고 지회를 조직하였으며, 1923년 틴링(C. L. Tinling)을
한국에 파송하였다.
내한한 틴링을 통해 1923년 여자선교사 중심의 WWCTU 한국지부가 결성되었고,
1924년 한국여성 중심의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를 조직하게 되었다.
이 단체의 출범으로 절제운동이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고 체계화되었다.
“절제운동”은 19세기 초에 일어났던 미국교회의 부흥운동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당시의 절제운동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절제, 절도, 자제, 극기, 중용의
의미가 컸으며,
또한 절주, 금주의 의미도 있었다.
절제운동은 지역사회의 주류 판매 통제에 의미를 두었으며,
차츰 금주운동으로 확대되고 여성의 인권과 참정권을 다루면서
Temperance의 의미를 확대시켰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Temperance가 금주라는 뜻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33년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의 임원으로 활동한 바 있던 정현숙도
“절제운동이 금주금연에만 끗치안습니다. 절제 두글자는
금연금주 의복 음식 거처 시간 기타 우리 일상생활에 모도절제”라고 언급하며,
절제를 광의적으로 확대시켰다.
1932년 5월 설립된 조선기독교절제운동회(朝鮮基督敎節制運動會)에서도
절제를 금주운동에 한정하지 않고 금연, 폐창폐지, 미신타파, 기타 교풍운동을 포함하며,
경제운동, 도덕운동, 전도운동도 그 범주에 포함시켰다.
이후, 1939년 절제운동에 참여했던 단체들이 내선일체(內鮮一體) 영향으로
일본단체에 통합이 완료된 년도이다.
통합이후 모든 절제운동 단체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침체일로를 걷거나 변질되었다.
틴링의 내한으로 한국 기독교 절제운동은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었다.
틴링은 세계를 다니며 절제운동을 펼쳤던 장기 선교사였다.
영국출신의 틴링은 중국에서 WCTU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한국을 방문하여 절제운동과 관련한 활발한 강연을 하였다.
그녀는 강연 중에 교인들이 아편재배와 아편영업을 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며,
강연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교인들이 아편재배와 영업을 못하도록 결의하였다.
1922년 1월 경성에 와서 낮에는 협성신학교에서, 밤에는 성경학원에서
매일 3-4차례의 금주강연을 하였다.
틴링의 강연내용은 대부분 아편, 알코올, 니코틴, 해독 등이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23년 마침내 조선 여자절제회가 설립되었다.
조선여자절제회를 통해 전개된 절제운동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음주문제
조선시대부터 음주는 엄격하게 통제되었으나, 고위관료와 지역유지들은
엄격한 금주령을 피하였고, 일반 백성들도 예외 조항을 악용하여 화살을 비껴갔다.
성공회 소속 의료 선교사 랜디스(E. B. Landis)의 의료선교 중 술로 야기된
경험들을 정리한 내용이 있다.
랜디스는 한국에서 음주가 일본이나 중국보다는 적지만, 음주벽이
폭넓게 퍼져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도박 빚처럼 술로 가산을 탕진한 사람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음주가 심각하게 문제시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선교사들은 음주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대처하였다.
선교사들은 먼저 성경을 통하여 참된 그리스도인이 지켜야할 의무로 금주를 요구하였다.
2. 흡연문제
담배는 한국인에게 기호 식품이었고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또한, 일상적인 삶의 일부였고, 서로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들은 담배에 대하여 친근감을 가졌지만, 실상은
담배의 해악이나 부작용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생각된다.
1884년 한국에 들어온 알렌은 이때까지
아편이 한국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음을 보고 안심하였다.
3. 아편문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과 가까운 지역에서 아편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아편문제가 교회 안에서 처음 언급된 것은 1892년으로 추정된다.
북장로교의 선교사 모펫(S. A. Moffett)은 의주를 방문한 후,
아편이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인식했다.
모펫은 그곳에서 만난 한 한국인이 자신에게 아편매매 금지법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이야기했다.
평양에서는 일부 부자 청소년들 사이에 아편 사용자가 확산되어
“그 슈효가 오륙백명”에 이른다고 할 정도로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었다.
1901년 4월 4일자『그리스도신문』은 정부에서 방을 붙여
아편을 사용하는 자는 잡아 죽인다고 쓰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1904년 4월 25일 서울의 한 아편소굴을 급습해
여러 명을 붙잡았다고 기록한 것을 보면 아편에 대하여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는 초기에 한국의 아편문제가 중국보다 심각하지 않고,
정부방침에 잘 따르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편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교인들에게
아편에 대하여 심각성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4. 축첩(蓄妾)문제
당시 한국에 다녀갔던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여성은
너무나 비참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부장 제도를 존속해 왔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으로나 가정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아예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첩이나 다른 여자문제를 단호하게 끊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이는 기독교 남성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였다.
당시 첩을 두는 문제로 가정이 파괴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심각하게 인식한 선교사들은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기로 결의하였다.
1910년 이전의 기독교 절제운동은 전통적인 한국인의 악습이나 폐습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후, 한일합방과 함께 절제운동이 일제에 의해 발생된
사회적 문제에 초점을 돌리게 되었으며, 절제운동단체도 출현하게 되었다.
절제운동단체는 1924년 설립된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와 1932년 설립된
조선절제운동회이다.
이 두 단체는 절제운동만을 위하여 설립된 것으로,
전자는 초교파적인 여성단체이고, 후자는 남성단체이다.
초창기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의 주요 인물들은 다음 표와 같다.
<표-7>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 임원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는 초교파적으로 연합하여 절제운동을 계속 확대시켜 나갔다.
일제에 의해 금주강연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운동이 계속 확장되어
1939년에는 회원이 3천 여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절제운동의 뜨거운 열기가 1938년과 1939년을 기점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다른 기독교 교단처럼 절제운동에 참여했던 모든 단체가
일본 기독교단체에 흡수 합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절제운동이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참조
(대한 기독교 여자 절제회 제 19대 전국대회 : 1957년 4월17일~18일)
금주 금연가
1. 아니아니 못먹어요 독~한 술을
아니아니 못피워요 독~한 그담배
금주와 금연은 살길이야요
2. 뒤집오빠 술마시고 드~러오더니
웽강뎅강 가장 집물 때~려부셔요
얌전한 색시도 울려노아~요
3. 앞집 아저씨 담배피고 잠~을 자다가
아니꺼진 담뱃불에 집~이 부터요
온집을 다태워 재가 되~었엇소
4. 우리엄마 우리보고 금~주하라고
우리언니 오빠보고 금~주하라고
가르쳐준 것이 고마웠지요
금주가(찬송 486장)
1. 금수강산 내동포여 술을입에 대지마라
건강지려 손상하니 천치될가 늘두렵다
(후렴) 아~ 마시지마라 그술 아~ 보지도마라
우리나라 복받기는 금주함에 있나니라
2. 패가망신될 독주는 빗도내서 마시면서
자녀교육 위하야는 일전한푼 안쓰려네
3. 전국술갑 다합하여 곳곳마다 학교세워
자녀수양 늘시키면 동서문명 잘빛내리
4. 천부주신 네재능과 부모님께 받은귀체
술의독기 받지말고 국가위해 일할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