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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비뇨기과가 내시경수술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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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1-08 조회수 5,773

 

비뇨기과가 내시경수술 ‘원조’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대개 ‘성’과 ‘소변’은 은밀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즐거움이다. 그렇다보니 비뇨기과는 언제나 창피하면서도 묘한 ‘상상’의 대상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성은 단순한 쾌락의 수단이 아니라 생명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종족번식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소변 역시 냄새나고 창피한 것이 아니라 대사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을 걸러내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 물질이다. 따라서 인류 생존을 위해 활발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건강한 소변을 만드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비뇨기과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비뇨기계와 남성의 생식기계를 다루는 전문 분야다. 남성의 생식기계에는 성기능과 임신에 관여하는 음경, 고환, 정관, 정낭, 전립선과 부신이 포함된다.

 

비뇨기계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가 연속으로 연결된 하나의 통로인데 소변을 만들어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콩이나 팥과 모양이 비슷해 ‘콩팥’이라고도 불리는 신장은 양쪽 옆구리에 위치해 피에서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고 이 소변은 ‘요관’이라는 링거 줄 정도의 가느다란 관을 통해 아랫배에 위치한 방광까지 전달된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했다가 300~400cc가 차게 되면 요도를 통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 소변이란 피에 섞여있는 신체 대사활동의 부산물인 여러 가지 노폐물들이 걸러져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인데 만약에 소변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요독증’이라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된다. 또 이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배뇨장애’라는 불편함이 발생하게 된다.

 

흔히 수술이라고 하면 ‘외과’라는 명칭이 붙어있는 진료과들을 생각하게 된다. 비뇨기과에서 다루는 비뇨기계와 남성 생식기계의 질환들도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비뇨기과 수술도 일반적인 외과수술과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는 행해지던 수술은 피부를 절개해 수술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은 내시경 수술로 본래 비뇨기계 내부를 들여다보는 진단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화질개선과 시술용 부속장비들이 발달하면서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보편화됐다.

 

비뇨기과 내시경 수술의 시작은 요도를 통해 방광에 접근하는 요도방광내시경이다. 전립선비대증, 방광암, 방광결석, 요도협착 등 대부분의 하부요로질환에서 이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이 전립선 내시경수술로 전립선을 절제하는 기기에 따라 전립선전기절제술, 전립선레이저절제술 등으로 불린다.

 

전자공학의 발달로 굵기가 가늘어진 내시경이 개발됐는데 3~4mm 굵기의 가는 요관으로도 진입할 수 있는 요관내시경의 개발과 함께 요관이나 신장 등의 상부요로에 생긴 신우결석, 요관결석, 요관협착 등도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빛과 영상을 전달하는 광섬유의 발달로 딱딱하고 직선 형태의 강성내시경을 개선한 굴곡형의 연성내시경이 개발돼 환자들에게 부담과 고통을 적게 주며 보다 섬세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복강경 수술 역시 내시경을 이용하고 있지만 요도나 방광처럼 원래의 비뇨기계 통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0.5~1.5cm의 구멍을 뚫고 이산화탄소를 인체내부 후복막에 넣어 부풀려서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에 내시경과 수술장비를 넣는 수술이다.

 

최근 의료계의 수술에 있어서 최대 화두인 로봇수술은 복강경과 마찬가지로 피부의 작은 구멍을 통해 로봇 팔을 몸에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내시경 시술장비는 가위나 집게처럼 단일 방향으로만 움직이므로 미세한 동작이 어려웠는데 로봇수술에 사용되는 로봇 팔은 사람의 손목처럼 360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동작이 가능하다.

 

또 고해상도의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고 로봇 팔로 전달되는 술자의 손 떨림도 보정돼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비뇨기과에서는 전립선암 수술에 많이 이용되는데 전립선이 골반강 내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어렵고 공간이 좁아 수술시 조작이 어려운데 로봇수술이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로봇장비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유지보수 및 수술 소모품 구입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또 수술 시 초기 세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향후 의학과 공학이 서로 소통해 협력한다면 현재의 한계와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해 내시경을 이용하는 보다 많은 영역에서 로봇수술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