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소변이란 뭘까요?
건강한 소변 생활 소변이란 뭘까요?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
우리 몸에서 대사의 결과로 생긴 노폐물을 배설하는 방법에는 크게 대변과 소변, 두 가지가 있다. 둘 다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리작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 특히 소변은 대변볼 때 동시에 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하루 평균 5~7회 소변을 보게 되니, 소변만을 보러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일 년에 무려 2,000회 가까이 될 정도로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소변에 대해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지내다가 불편함이 생겨서야 비로써, 우리의 일상에서 소변이 얼마나 중요하고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건강과 마찬가지로 불편해지기 전에 조금만 노력하고 관리하면 얼마든지 소변건강을 잘 지킬 수 있다. 생활 속 소변건강 지키기, 결코 어렵지 않다.
소변과 건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변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부산물들은 피에 녹아서 신장(콩팥)으로 운반된다. 신장에서 피 속에 들어있는 요소, 요산, 크레아틴 등 불필요한 노폐물을 걸러내어, 물에 녹여 만들어낸 게 소변이다. 소변의 주성분인 물, 역시 인체를 유지하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노폐물을 녹이기 위한 용액으로서의 기능뿐만이 아니라, 인체의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절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배출되지 않으면 몸이 붓고 노폐물이 쌓여 ‘요독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소변 건강을 위해서는 신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멀리 떨어져 골반에 위치한 방광으로 소변을 보내 일단 저장한다. 그리고 일정량이 차게 되면 요도를 통해서 몸 밖으로 소변을 내보내도록 하는, 조금은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필수장기인 신장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사람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이다. 이처럼 방광의 기능 또한 중요한데, 만약에 방광이 없으면 땀을 흘리는 것처럼 소변은 만들어지는 대로 몸 밖으로 내보내져야 하므로 항상 축축하고 지린내를 풍기며 지내야 할 것이다.
방광이 하는 일은 무언가? 단순히 소변을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단순무식(?)한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고 대단히 섬세한 장기이다. 방광 용적은 350mL 정도로 대략 3~4시간만에 차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방관은 소변이 차는 동안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않게 하고, 이 동안 소변을 새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드디어 300mL 이상 소변이 차면, 이 감각이 대뇌에 전달되어 화장실을 찾아가도록 명령을 내리게 된다. 화장실에 도착하여 모든 자세가 갖추어졌다고 판단이 되면 대뇌는 방광에게 이제 소변을 내보내도 된다는 승인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방광은 자율신경의 작용에 의해 방광근육을 수축하고 요도괄약근을 풀어서, 시원하게 소변을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간혹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배에 힘을 주게 되어 이것이 소변을 보는 힘일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배에 힘을 주는 것은 방광 수축력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역할이고 소변을 내보내는 작용은 주로 방광근육의 자율적인 수축에 의한 것이다.
어떤가? 이래도 방광이 단순무식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소변이 만들어지고 방광까지 이동하여 저장했다가, 소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련의 과정 각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치명적인 심각한 상태에 빠지고, 방광에서 저장했다가 밖으로 내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생활이 불편해지고 삶이 고달파지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치명적이지만 않으면 좀 불편하면 괜찮지 않겠냐고? 소변 불편한 사람들의 심정은 “이렇게 살 수는 없다.”라고 할 만큼 대단히 심각하다.
보통 소변보는 불편함을 ‘배뇨장애’라고 포괄적으로 얘기하는데, 배뇨장애는 방광과 관련되어지는 모든 불편한 상태를 말한다. 오줌이 차는 동안에 계속 마려운 느낌이 생기는 ‘방광자극 증상’, 오줌을 밖으로 배출시키기 어려운 ‘폐쇄증상’, 방광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통증을 일으키는 ‘감각증상’, 그리고 요도와 관련되어 소변을 보고난 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는 ‘배뇨후 증상’ 등이 있다. 그리고 각 증상들마다 여러 세부증상들이 있고, 이러한 배뇨장애는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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