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건강 칼럼

‘온수 좌욕’,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파일 4.jpg        CK_tip115s19060244_l.jpg       
작성일 2023-03-10 조회수 1,651

“따뜻한 물로 온수좌욕 하세요.”


배뇨장애나 전립선질환으로 비뇨의학과를 찾으면 흔히 듣는 주의사항 중 하나다. 온수좌욕은 동양의학에서 얘기하는 좌훈법과는 다르다. 좌훈법은 약재를 넣은 끓는 물의 증기를 외음부에 쏘이는 것으로 산후 회복 또는 여성 골반질환에서 사용한다.


온수좌욕은 앉아서 엉덩이 부분을 따뜻한 물에 담그는 것인데 항문질환의 수술 후 상처 청결, 통증 완화, 울혈 해소, 항문괄약근의 이완의 목적으로 시행한다. 38~40°C 정도의 물에서 10분 이내로 한다. 배변 직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너무 자주 하거나 오래 해도 상처가 짓무를 수 있어 하루 3회 이내가 적당하다. 좌욕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잘 제거해야 항문 가려움증이 생기지 않는다.


온수좌욕은 전립선질환이나 골반통증에서 고대부터 사용돼온 보완요법이다. 목욕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피로가 풀리는데 전립선이나 골반 부위의 증상 완화에는 좌욕이 더 효과적이다.


전립선이나 방광질환을 위한 좌욕은 항문용 좌욕과는 목적과 방법이 전혀 다르다. 항문 주변만 살짝 담그 되는 일반좌욕과는 달리 골반 전체를 담가야 하기 때문에 변형된 반신욕에 더 가깝다.


온수좌욕의 기전은 열-근육 반사작용에 의해 전립선, 방광, 요도괄약근의 긴장이 해소되고 골반근육이 이완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며서 골반통증이나 배뇨장애를 완화한다. 만성전립선염의 경우 전립선의 혈류가 증가하면 약물 침투효과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온좌욕을 권유받은 환자들은 의례적인 항문용 온좌욕을 하고는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온수좌욕의 정확한 방법, 적절한 시간, 물의 온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정립돼 있지 않다. 그래도 전문가로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온수좌욕법을 안내하고자 한다. 


물의 열 효과가 골반 깊숙이 침투하려면 38~41℃ 물에서 10분 정도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 온수좌욕이 전립선질환에 효과적이지만 전립선 통증이 심하면 온수 및 냉수좌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먼저 온수좌욕을 3분간 한 후 20~30℃ 물에 30초 정도 냉수좌욕을 한다. 온수와 냉수 좌욕을 번갈아 세 차례 반복하고 냉수좌욕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냉수좌욕은 엉덩이만 살짝 물에 담그면 되고 온수좌욕은 엉덩이와 회음부, 아랫배와 허벅지까지를 포함한 골반 전체가 물에 잠겨야 한다. 골반 전체에 열이 침투해야 경직된 골반근육의 이완, 예민해진 방광 감각을 완화하고 전립선의 통증과 부종이 해소돼 배뇨장애나 골반통증에 효과를 발휘한다.


일반 대야를 이용해서는 제대로 골반을 물에 잠기게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온수좌욕 전용 욕조가 판매되고 있다. 좌욕 욕조는 가격도 비싸고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우니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하는 변형 반신욕이다.


적절한 자세는 배꼽 아래 하반신을 물에 담그는 반신욕에서 무릎 아래의 종아리와 발은 물 밖으로 내놓는다. 욕조에 세로로 앉아서 다리를 욕조 가장자리에 걸치는 √ 형태의 자세다. 단 이런 자세에서는 엉덩이가 너무 압박될 수 있고 자칫 옆으로 미끄러질 수 있으니 무게중심을 요령껏 잘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