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건강 칼럼

포경수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파일 2.jpg        2.jpg       
작성일 2023-03-10 조회수 3,304

예전부터 포경수술은 남성들에게 성인이 되는 관례의식처럼 유행하던 수술이었다. 흔히 고래잡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수술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수술 중 하나인 포경수술은 이집트와 중동지방에서 처음 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대교와 이슬람 문화권에서 종교의식으로 국한됐던 포경수술은 점차 유럽과 미국 등지로 전파됐다. 1950년대 미국에서는 성병과 요로감염 예방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포경수술이 널리 성행했다. 우리나라에는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도입됐으며 아직도 많이 시행되는 편이다. 아마 ‘또래 친구들이 다 하니까’라는 유행의식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포경이란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당겼을 때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벗겨지는 불완전포경(가성포경)과 포피의 앞쪽이 심하게 좁아져 뒤로 젖혀지지 않고 감염이나 협착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는 완전포경(진성포경)으로 나뉜다. 포경수술은 음경에 지나치게 덮인 피부를 한 바퀴 돌아가면서 제거하는 수술로 정확한 의학용어는 환상절제술(circumcision)이다.


수년 전부터 ‘포경수술이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쟁점은 주로 의학적인 견지에서 이뤄지는데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포피를 제거하면 밖으로 드러나는 부위가 각질화가 될 수 있고 성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또 포경으로 인한 위생문제는 목욕이나 청결이 생활화됐기에 구태여 포경수술까지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포경수술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귀두와 포피 사이에 때가 끼고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성기능이나 조루도 좋아진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에이즈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들도 많다. 포경수술 후의 각질화는 별문제가 되지 않고 성기능장애도 포경수술과 관계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포경수술이 성기능을 더 강화하거나 조루를 개선시키지도 않는다. 또 포경수술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성생활 위생도 깨끗하게 관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포경수술만이 에이즈를 예방하는 것만은 아니다. 즉 에이즈나 성병은 포경수술 여부보다는 개인의 생활태도에 좌우되는 것이다.


완전포경으로 염증이 자주 재발하거나 포경이 요도 입구를 막아 소변 누기가 불편한 경우는 포경수술이 필요하겠지만 사실 포경수술의 다른 의학적인 이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내려져 있지 않다. 의학적으로 이점이 있느냐 해가 되느냐 하는 것은 마치 쌍꺼풀 수술이 시력을 좋게 하느냐 더 나쁘게 하느냐에 대한 논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어차피 남아도는 피부를 잘라내기는 마찬가지이니까 말이다.


포경수술은 의학적인 판단이 아니라 정서적·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본인이 음경을 깨끗하게 관리할 자신이 있거나 모양이 괜찮다고 생각되면 굳이 수술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포피 사이에 때가 자주 끼어 냄새가 심하거나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뇨의학과를 찾아 간단하게 포경수술을 받으면 된다.


수술받는 적절한 시기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포경수술도 하나의 경향이고 시대적인 흐름일 수 있으니 시기에 구애받지 말고 본인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에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