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역사이야기
결핵, 지역민 건강 보듬던 이대 신촌부속병원
1954년 설립된 신촌부속병원 본관
1954년 4월 28일, 동대문에 있는 의과대학부속병원과는 별도로 신촌에도 이대 부속병원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위치로는 이화여자대학교 본교 앞 대현동(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2길 27)으로 현재 대신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자리다.
신촌부속병원은 의약대학 실습 및 연구, 신촌지역의 주민 보건, 특히 결핵 치료에 앞장서고자 했다. 건평 142평, 연건평 285평 규모의 신촌부속병원은 18개의 입원실을 둔 근대 종합병원으로 하루에 100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운영합리화를 위해 1954년 10월 동대문병원과 통합한 후 동대문부속병원의 분원이 되어 학생들의 실습을 담당했다.
1980년 김경환 선생님이 펴낸 책<이화의 뒤안길에서>에는 당시의 상황이 잘 담겨있다.
이 신촌병원을 개설하게 된 것은
의과대학 학생들의 실습을 위주로 하는 한편,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신촌 일대의 주민 보건에
이바지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중략)
신촌분원은 본대학과 거리가 가까운 관계로
의대생들의 사용도가 높아지자 이에 따라 해부학 실습을 위한
15평의 실습장과 시체저장실을 더 신설하였다.”
특히 신촌부속병원은 당시 심각했던 결핵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열중했다. 1950년대 말은 결핵약 부족과 심각한 영양부족, 위생 불량 등으로 인해 국민 중 결핵 환자가16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다. 신촌부속병원은 1958년 5월 결핵병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입원실 10실과 41명의 환자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건평 157평의 연와 단층 별관을 신축했다. 완공된 병동은 특수 내부 설계의 근대식 병원으로 건설되었으며 신촌지역 주민들의 건강 상담을 위해 사회사업과의 협조를 얻어 사회관과 유아보건상담소를 개설해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촌분원의 대지는 원래 서울시교육위원회로부터 임대해서 쓰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초등학교 설립 계획으로 반환을 요구 받고 있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세브란스병원이 연세대학교 부지로 옮겨오기 전이었으므로 신촌일대에 있는 종합병원은 신촌부속병원이 유일했다. 이런 이유로 학교 측 대지 2,000평과 교환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신촌병원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어려웠다.
결국 지역사회병원의 기능을 수행했던 신촌병원의 확대 계획은 없던 일로 돌아가게 되었다. 신촌부속병원은 병원 건물을 서울시교육위원회에 기증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1961년 8월 폐쇄되고 동대문병원에 병합되면서 신촌병원 시대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